LG전자(066570)가 회사 내 반도체 설계 조직의 이름을 ‘시스템온칩(SoC)센터’로 변경했다. 조직의 방향성을 명확히 해 반도체 분야에서 더욱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고급 두뇌들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회사 조직 개편을 통해 ‘시스템통합회로(SIC)센터’였던 반도체 설계 조직 명칭을 SoC센터로 개명했다. 조직의 기능과 규모는 그대로 유지하되 센터의 명칭만 바꾼 것이다.
이는 기존 SIC센터라는 명칭이 혼선을 줄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SIC는 가전이나 정보기술(IT) 기기 안에서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반도체를 뜻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다양한 기능의 연산 회로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시스템반도체 형태인 ‘시스템온칩’이라는 용어가 대중에 더 익숙해졌다. 여기에 전력반도체 업계에서 새롭게 각광받는 실리콘카바이드 반도체 역시 ‘SiC’라는 화학원소 기호를 갖고 있어 기존 센터의 이름으로는 본연의 기능을 표현하는 데 혼동을 줄 수 있었다.
LG전자는 SoC센터로 조직의 이미지를 명료하게 바꾸면서 고급 반도체 인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고급 반도체 인력들이 ‘SoC’라는 명칭을 보고 그간 가전 사업 등에 가려졌던 LG전자 반도체 개발 현황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oC센터는 LG전자 CTO 산하 연구 조직이다. 1992년 금성중앙연구소 ASIC센터로 시작해 1997년 세계 최초 디지털TV(DTV) 칩부터 오늘날의 올레드 TV용 프로세서까지 주요한 칩들이 이 조직에서 설계됐다.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7월 직접 소개한 스마트 가전용 자체 개발 온디바이스 AI칩 ‘DQ-C’도 SoC센터의 작품이다. 이 조직은 2021년께 계열 분리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 LX세미콘에 양도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으나 LG전자에서 조직 기능을 유지하면서 차세대 AI·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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