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4일 국내 53개 보험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1조 422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2개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 39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4%(1조 4556억 원) 늘었고 31개 손해보험사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45.8%(2조 2057억 원) 불어난 7조 232억 원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의 이익이 급증한 만큼 금융 당국의 상생 금융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김주현 금융위원장 및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열린 후 조율을 거쳐 최종 상생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 데다 가입자가 많아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2% 정도의 보험료 인하와 함께 1000억 원의 사회공헌기금 조성이 검토되고 있다.
연간 자동차보험료가 20조 원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4000억 원가량 인하되지만 개별 가입자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1만 원 남짓 낮아지는 것이어서 체감 정도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손보 업계에서는 실손보험료 인하로 상생 요구가 확대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56.6%로 지난해보다 25.2%포인트나 급등하며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데 실손보험료를 인하하면 타격이 커진다.
생보 업계의 경우 약관대출 금리 인하와 저축보험 환급률 인상, 청년이나 취약층 대상 상생 맞춤형 상품 출시 등이 거론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해도 보험사가 실제 벌어들인 돈이라기보다는 회계 제도가 변경된 영향이 크다”며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실적이 좋으니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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