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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회사채 수요예측에 1조 '뭉칫돈'…이자부담 확 줄였다 [시그널]

모집액 1500억 원에 1조 2700억 원 수요

3년물 -9bp·5년물 -10bp…4%초반대 금리 예상

5.6% 금리로 빌린 CP 1200억 원 차환 성공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SK수펙스추구협의회




회사채 시장의 큰 손인 SK(034730)가 올해 네 번째 공모채 조달에 나서 모집액의 8배 넘는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이날 1500억 원 규모 회사채(AA+) 수요 예측을 진행해 총 1조 27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3년 만기는 500억 원 모집에 6700억 원, 5년 물은 1000억 원 모집에 6000억 원어치 주문이 들어왔다.



SK는 희망 금리 범위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는데 3년 물은 -9bp, 3년 물은 -10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SK 회사채 3년 물 민평금리는 최근 채권 시장 강세에 발맞춰 지난달 1일 연 4.778%에서 전 거래일(1일) 4.186%로 60bp 가까이 떨어졌었다. SK는 11일 최대 2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SK는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전액 이달 중순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모두 지금보다 금리가 높았을 때 빌렸던 만기 1년 미만의 기업어음(CP)이다. CP 300억 원어치의 이자율은 4.09%, 1200억 원어치는 5.61%다. SK의 5년물 민평 금리가 전일 기준 4.307%이니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면서도 CP 1200억 원의 경우 조달 금리를 약 130bp나 낮춰 차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SK는 지난 2월 4000억 원, 5월 5900억 원, 9월 41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당시 민평금리보다 낮게 발행했다. 이번 발행으로 지난해 연간 공모채 발행액(1조 4000억 원)을 넘어서게 됐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SK의 올 9월 말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11조 1000억 원으로 채무 부담이 과거 대비 확대됐다”며 “향후 견조한 영업현금 창출이 예상되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지분투자 및 주주 친화 정책 등으로 인한 자금 소요 발생이 계속돼 현금 흐름상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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