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한 한류홀딩스(현 GITS)의 과거 한류 팬덤 플랫폼 ‘팬투(Fantoo)’를 활용한 가상자산(코인)이 등장했다. 하지만 백서에서 고문과 협력사로 밝힌 인물들과 법인들이 해당 코인과 관련해 자신들의 이름이 도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팬투를 활용해 FTG 토큰(팬투 코인)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광고하는 사이트가 최근 개설됐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22쪽짜리 백서는 블록체인 및 코인 관련 외국인 전문가 4명을 고문으로 서울대 전력연구소를 포함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7개사를 협력사(Parter)로 소개했다. 구체적인 발행 주체 및 연락처는 기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팬투 코인과 무관하며 사진과 명의가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고문으로 소개된 한 전문가는 본지 질의에 “팬투 코인을 알지도 못하고 고문도 아니다”라며 “내 사진이 도용됐다(abused)”고 알려왔고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질의를 받기 전까지 팬투 코인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협력사로 소개된 서울대 전력연구소 관계자도 “본 연구소는 어떤 코인 사업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코인은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실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탐색기 BSC스캔에 따르면 이날 이뤄진 한 번의 거래를 포함해 2월 중순부터 총 29번의 지갑 간 코인 전송이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트에 구체적인 코인 가격이나 투자 방법이 소개돼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투자 유치는 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3년 8월 팬투를 내세워 나스닥 캐피털마켓에 상장한 GITS도 해당 코인은 자신들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GITS의 전 최대주주이자 실질적인 사업 운영사인 자회사 한류뱅크의 전 대표이사를 맡았던 강 모 씨는 지난해 2월 8일 서울남부지법 1심 재판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이후 경영권이 현 경영진에 넘어갔다. GITS 관계자는 “(팬투를 운영하는) 자회사는 지난해 말 전 최대주주와의 분쟁 과정에서 GITS로부터 분리됐다”며 “현재 팬투를 누가 운영하고 있는지 실체성을 알기 어려우며 당사는 코인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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