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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추운 겨울…패션업계, 재고 자산 더 늘었다

소비 심리 위축·이상 기온에 판매량↓

F&F,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

한섬·LF·신세계인터, 줄줄이 증가

생산 시점 앞당겨 재고 자산 확보도





패션업계가 재고 자산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해엔 경쟁적으로 실적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올해는 정반대 상황에 처한 것이다. 단가가 높은 상품이 주로 팔리는 가을·겨울 시즌이 시작됐지만 예년보다 날씨가 춥지 않은데다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패션기업 F&F(383220)의 3분기 재고 자산은 39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288억원) 대비 20% 늘었다. 한섬(020000)은 6522억원으로 17% 증가했고, LF(093050)(14%),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5%)도 일제히 재고 자산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패션기업들의 재고 자산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재고는 곧 관리 비용 지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폭우와 고온 등이 지속되며 가을·겨울(FW) 상품 판매량이 저조했고, 이에 재고자산이 늘었다고 관련 업체들은 설명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도 패션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113.73)는 전년 동월 대비 3.8%를 상승하며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특히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올 10월 8.1% 상승하며 지난 1992년 2월 이후 30여 년 만에 최대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발 빨랐던’ 대응이 빗나간 점도 재고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올들어 원자재 수급 불균형 상황이 지속되면서 생산 시점을 이전보다 1~2개월 가량 앞당겼던 것이다. 실제로 한섬은 3분기 원재료를 755억원으로 지난해 말(655억원) 대비 15% 늘렸고, LF는 부재료를 49억원 쌓아두며 작년 말 대비 2% 확대했다.

4분기 판매 전망 역시 낙관적이지는 않다. 단가가 높은 가을·겨울(FW) 시즌 매출이 늘어나는 4분기는 통상 패션업계의 성수기지만,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소비 심리 위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는 재고를 줄이기 위한 묘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해 2월 서울 성동구 답십리에 오픈한 ‘이랜드 스피드 오피스’의 역할을 키우고 있다. 이곳은 ‘무재고 경영’을 위해 설치됐는데 의류 발주부터 생산, 입고까지 모든 과정을 48시간 안에 진행하는 ‘2일 생산 시스템’으로 시장 수요를 먼저 파악한 후 반응이 좋을 경우에만 대량 생산한다. 또 코오롱FnC는 업사이클링 방식으로 ’서큘러 패션(자원 순환 패션)'을 강조하며 재고를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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