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000240)(옛 한국타이어그룹)가 제2차 형제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가운데 조현범 회장 측이 주장한 우호지분 3~4%가 어디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 측이 주장한 우호지분이 사실로 드러나면 한국앤컴퍼니 지분의 과반 확보를 위한 9부 능선을 넘는다. 경영권 분쟁이 쉽게 끝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은행(IB) 등에서는 기업 오너가 조 회장과 친분이 있고 사업 교류가 활발한 기업들을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 회장 측의 백기사로 거론되는 회사는 hy(옛 한국야쿠르트), 극동유화(014530), 고려아연(010130) 정도다.hy는 윤호중 회장이 조 회장과 어린 시절부터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 간 사업 교류도 활발하다. 한국앤컴퍼니의 물류 계열사인 한국네트웍스는 올 2월 hy의 논산 신규 물류센터 구축 사업 수주를 따냈다. hy는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약 160억 원(1% 미만) 보유하고 있다. 전날에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다만 hy 관계자는 “3년 전 중장기 투자 계획을 짤 때부터 단순 투자 목적으로 꾸준히 사왔다”며 “전날 지분 매입도 경영권 분쟁과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후보로 극동유화도 거론된다. 조 회장은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의 차남인 장선우 대표와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극동유화가 경영권 분쟁을 겪을 당시 조 회장이 총수 일가를 도우며 지배구조 안정화를 지원한 선례도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옛 한국타이어)는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LK투자파트너스가 조성한 프로젝트펀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극동유화 오너가의 우군이 됐다. 한국타이어는 이 회사 주식 8.75%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의 친분 관계를 감안하면 극동유화가 이번 사태에 숨은 조력자로 등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려아연도 잠재적인 우군으로 분류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간의 지분 확보전에 한국타이어가 참전하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영풍그룹에서 독립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 확보하며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이며 지분을 0.78%로 높였고 최 회장 측의 우호 주주가 됐다. 사업적으로도 협력 관계다. 한국앤컴퍼니는 지주사이지만 자동차 축전지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주원료인 아연을 대부분 고려아연에서 공급받는다.
한편 금융 당국은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선행 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지난달 20일 1만 2840원에서 공개매수 발표 전날인 4일 1만 6820원까지 30.1%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전 거래량이 평소보다 많이 늘어났다”며 “어떤 계좌가 매수했는지, 문제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