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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공방 포인트 3가지…감사위원·도덕성·정통성

■2차 '형제의 난' 공방 전략은

① '3%룰'로 우호인사 위원 선임 vs "이사회 독립성 충분"

② 조현범 사법 리스크 부각 vs 최대 실적·투자계획 강조

③ 조양래 정신감정 활용 vs "法, 한정 후견 인정 않을 것"





한국앤컴퍼니(000240)(옛 한국타이어그룹)가 제2차 형제의 난에 휘말린 가운데 조현식 고문 측이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공격 카드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 고문 측은 3%룰을 활용한 감사위원 선임, 조현범 회장의 경영 과정에서의 도덕성 제기, 승계의 정통성 부정 등 세 가지 방법으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맞서 조 회장 측은 회사의 독립적인 지배구조와 기록적인 실적, 조양래 명예회장의 건재함 등을 내세워 방어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3%룰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이 조항에 따라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한 조 회장은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을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조 회장 의결권이 3%로 묶이면 조 고문은 차녀와 기관 및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어내 표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례도 있다. 조 고문은 1차 형제의 난이 벌어진 2021년 3%룰을 활용해 자신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 4명 중 2명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나는 만큼 조 고문이 주주 제안으로 재차 감사위원 선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감사위원은 영업 상황 보고를 요구하거나 회사의 업무를 조사할 권한도 갖고 있다. 조 고문이 추천한 인물이 선임되면 조 회장 입장에서는 손톱 밑 가시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조 회장 측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였기 때문에 조 고문이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임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방어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계열회사 부당 지원,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3월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경영 능력에 흠집을 내는 방법도 유력한 카드다. 조 회장은 2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과 계열사 간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보석으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재판이 끝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조 고문 측은 조 회장의 재판 결과가 그룹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며 리더십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조 회장 측은 이에 대해 실적과 투자 계획을 강조하며 경영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는 올 3분기 33%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거뒀고 한국타이어는 39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조 원이 들어가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 등 굵직한 투자도 조 회장 체제에서 단행됐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한정후견 개시 심판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통성을 부정하는 방법도 있다. 조 고문은 2020년 6월 한국앤컴퍼니 보유 주식 전량(23.59%)을 조 회장에게 넘긴 조 명예회장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이뤄졌는지 의심한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함께 서울가정법원에 성년 한정 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이유다. 법원은 병원의 정신 감정 결과를 토대로 내년 1월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조 명예회장의 결정이 무효가 되면 조 고문 측은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한다.

조 회장 측은 “사실상 결론이 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자신하고 있다. 법원이 한정 후견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조 명예회장은 이미 1심 재판에 직접 출석해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증언했고 최근까지도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봤다는 게 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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