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고위 당국자와 만나 끈끈한 밀월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HD현대는 현재 사우디아람코개발회사 등과 손잡고 중동 지역 최대 합작 조선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독자 개발한 ‘힘센 엔진’의 현지 생산공장도 첫삽을 떴다.
정기선 부회장은 13일 HD현대중공업(329180) 울산 본사에서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 사우디 왕자 및 산업개발기금(SIDF)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회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장도 함께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에 방문해 알코라이예프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방문을 요청한 바 있으며 알코라이예프 장관이 이에 응하면서 이번 면담이 성사됐다.
정 부회장은 이날 알코라이예프 장관 일행에게 합작조선소, 엔진합작사를 비롯해 수소 및 암모니아 프로젝트 등 HD현대가 사우디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한 심도 높은 논의를 진행했다. 환담 이후 정 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현장과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스마트팩토리 등 사업장을 직접 안내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HD현대의 본업인 조선업은 물론이고 건설기계, 스마트에너지 분야 등에서 사우디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특히 사우디와 같은 나라는 총수의 세일즈 능력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면담에서 “HD현대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랜 기간 다져온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조선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사업 등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협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동시에 향후 공동 발전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부회장에 취임한 뒤 글로벌 경영 행보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내년 1월 CES 2024에서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올 초 CES에서는 해양 중심의 사업 비전을 밝혔다면 내년에는 육상 인프라가 기반이 된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에 적극 나선다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HD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 수주 물량 증가 등 영향으로 중저압차단기 신공장 건설을 위해 1173억 원 투자를 결정했다. 신공장은 충북 청주에 들어서며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2030년 기준 연 1300만 대으로 현재보다 생산력이 두 배 증가한다. 신공장 건설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른 배전기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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