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하지 않는 것, 못 하는 것에 집중하는 일이 남을 앞서는 지름길이다.”
지난해 별세한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평생 되뇌었던 주문이다. 그는 ‘창의’와 ‘모험’을 강조했고, 이에 국내 ‘산업계 발전 1세대’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수많은 ‘최초’의 일을 해냈다.
아워홈은 구 회장의 막내딸이자 현재 아워홈을 맡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이 직접 쓴 회고록 ‘최초는 두렵지 않다’를 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구 부회장은 서문에서 “아버지의 기록을 찾고 정리하며 깨달음을 얻었고, 이제야 비로소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걷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생전에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기록을 챙겼더라면 의미 있는 한국 경제사의 기록이 등장했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회고록은 구 회장이 삼성과 LG에서 30년간 최고경영자(CEO)로 기업을 이끈 후 70세에 아워홈을 설립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주요 업적을 담아냈다. 회고록에 따르면 구 회장은 럭키(현 LG화학) 사장 재직 당시 1981년 잇몸 질환 예방 페리오 치약을 개발해 1984년 한국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다. 1989년 금성일렉론(현 LG반도)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어 2000년 구 회장이 창립한 아워홈은 업계 최초로 ‘센트럴키친’을 설립해 한식 양념 사업을 개척했으며 2010년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중국 단체 급식 사업 시장에 진출했다.
구 회장은 늘 ‘한국 사람들이 정말 잘살고, 건강하게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틈만 나면 직원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맛을 평가했으며 집밥과 맛집의 맛을 그대로 구현해 ‘맛의 표준화’를 이루기 위해 주력했다고 기술돼 있다.
책에는 구 회장의 경영철학과 같은 생전 메시지도 소개돼 있다. “목표를 두고 하는 것이지 무조건 하는 건 아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최고 전문가다” 등 구 회장이 평소 언급했던 현실적인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구 회장은 단출한 밥상을 좋아하고 어릴 적 먹던 고향의 맛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일상 모습을 함께 다뤄 소탈한 삶의 모습을 통해 혁신 리더 이미지와 대비되는 인간적인 면모도 확인해볼 수 있다. 또 실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례들도 담아 책을 읽는 이들이 기업 경영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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