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해외투자 자금 유치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목적으로 14일부터 외국인투자가 등록제를 전면 폐지한다고 13일 밝혔다. 제도 폐지에 따라 외국계 법인은 LEI(법인 부여 표준화 ID), 외국인 개인은 여권 번호를 활용해 증권사에서 바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외국인투자가 등록제는 주식·채권 등 외국인이 우리나라 상장증권에 투자하기 전 금융감독원에 인적 사항을 등록하게 한 제도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지금까지 이 절차를 통해 금감원에서 투자 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만 주식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외국인 지분 한도를 관리하기 위해 1992년 도입했다.
정부가 이 제도를 없애고 나선 건 그간 외국인투자가 등록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서류가 너무 많다는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는 없는 제도여서 국내 증시의 자본 규모를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앞서 금융위는 올 1월 해당 제도를 연내에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6월 관련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14일부터 통합계좌 명의자의 최종 투자 내역 보고 의무도 기존 ‘즉시’에서 ‘월 1회’로 완화한다고 알렸다. 외국인의 장외거래도 수요가 많고 사전 심사 필요성이 낮은 매매에 한해 사후 신고 대상으로 전환한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코스피 상장사 영문 공시 의무화도 시행한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4월 발의했으나 국회에서 계류 중인 분·반기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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