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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 쿠팡 품에…6500억 투입

인수 위해 합자회사 '아테나' 설립

쿠팡 lnc가 지분 80.1% 보유해

연매출 3조까지 몸집 키운 파페치

최근 과도한 M&A로 부도 위기에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연합뉴스




쿠팡이 샤넬과 에르메스를 포함한 1400개 브랜드를 미국·영국 등 190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명품 플랫폼인 파페치(Farfetch)를 전격 인수했다. 쿠팡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19일(한국 시간) 쿠팡 Inc는 파페치홀딩스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쿠팡의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럭셔리 생태계를 이끈 파페치의 선도적인 역할과 결합해 전 세계 고객과 부티크, 브랜드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계약으로 파페치가 독점 브랜드와 부티크에 맞춤형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도록 5억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덧붙였다.

쿠팡 Inc는 이날 자사 IR 사이트에 투자사 그린옥스캐피탈과 함께 파페치의 모든 비즈니스와 자산을 인수하는 목적으로 ‘아테나’라는 합자회사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아테나는 인수대금 명목으로 파페치에 대출 계약(브릿지론)을 체결하고 5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아테나의 지분은 쿠팡Inc가 80.1%, 그린옥스 펀드가 19.9%를 소유하게 됐다. 쿠팡 Inc는 "영국법에 의거한 사전 회생절차를 통해 아테나는 파페치의 모든 비즈니스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파페치는 지난 2007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이후 미국·일본·중국·인도 등 세계 190개국에 진출하며 지난해 약 3조원(23억 1668만달러)의 매출을 거두는 등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3대 명품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에루샤’를 비롯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1400개를 총망라한 방대한 라인업으로 전 세계 부티크와 백화점 매장도 입점해 있다. 지난 2019년 스트리트 명품기업 ‘뉴 가드 그룹’을 인수하며 오프화이트를 비롯해 마셀로블론, 팜 엔젤스 등 럭셔리 브랜드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부도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지난 2021년 초 230억 달러(약 30조원)에 달했던 파페치의 시가총액은 최근 2억5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100분의 1토막 가까이 폭락했다. 이 때문에 올해 말까지 약 6500억 원(5억 달러)의 자금을 구하지 못한다면 도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거액을 들여 대형 패션 업체를 인수하는 등 과도한 인수합병에 나선 상황에서 최근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친 탓이 컸다. 대표적 소비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둔화된 데다 명품 업체들이 온라인에서조차 자사 상품을 직접 유통하려는 경향은 거시적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던 파페치는 쿠팡 인수로 비상장 회사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변혁의 주체였다”며 “앞으로 파페치는 비상장사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브랜드에 대한 고품격 경험을 제공하는데 다시 한번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는 일에 엄청난 기회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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