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양도세 회피와 차익 실현 목적으로 국내 주식을 5조 3000억 원 넘게 팔아 치우면서도 LG전자는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가격 이점이 커진 데다 LG전자가 매년 초 강세를 보여왔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LG전자를 1779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5조 3281억 원을 매각한 것과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올 4분기 LG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최근 주가가 하락하자 저점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7913억 원으로 전 분기(9967억 원) 대비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가 계절적으로 비성수기인 데다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전자기기 수요 부진 등 악재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LG전자 주가도 지난달 말 10만 2700원에서 이달 22일 9만 9700원으로 2.92% 하락했다.
통상 LG전자가 연초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가전제품의 성수기는 결혼식이 몰리는 5월부터 에어컨 같은 대형 가전의 교체 시기인 8월까지인데 주식시장 특성상 기대감이 선반영되기 때문에 연초에 주가가 상승하고는 한다. 실제로 LG전자는 올 1월에도 한 달 동안 주가가 8만 6500원에서 10만 100원으로 15.72% 급등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에어컨 출하량과 신제품 출시 일정, 판매촉진비와 같은 비용 배분 때문에 LG전자는 ‘상고하저(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은 것)’의 실적을 보일 때가 많다”며 “이 같은 계절성 때문에 연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하락한 지금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내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에 대부분의 악재가 이미 반영돼 있다”며 “LG전자가 연말과 연초에 상승한 적이 많고 현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1배로 저평가 구간에 위치한 만큼 LG전자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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