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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인사이트] 배송 서비스서 콘텐츠까지 하향 평준화 부르는 '온플법'

쿠팡 적용 땐 무료배송길 막혀

네이버도 상품개발 제한 우려

"제2 혁신 플랫폼 탄생 막는 셈"





회사원 강모씨는 어린이집에서 준비물을 공지하면 쿠팡을 주로 이용한다. 강씨는 “스키 바지를 입혀 등원시켜 달라고 요청을 받았는데 매장 갈 시간이 없어 로켓배송 품목을 주문했다”며 “아이 옷은 사이즈가 안 맞는 경우가 많은데 교환도 무료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 추진 중인 ‘플랫폼 경쟁촉진법(온플법)’이 제정되면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입법 시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쿠팡·네이버·카카오 등은 경쟁력 저하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일부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이 법안은 스타트업을 되레 죽이는 법안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공정위가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온플법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정 수준의 매출과 시장 점유율, 이용자 수가 넘는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정해 △자사 우대 △끼워 팔기 △멀티 호밍 △최혜대우 요구 등 4가지 행위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골자다.



쿠팡이 온플법 적용 대상이 될 경우 와우 멤버십 혜택인 무료 로켓배송과 반품은 자사 우대에,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은 끼워 팔기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 네이버플러스 가입자에게 무료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끼워 팔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 선수 열성팬인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4900원 짜리 네이버플러스에 가입해 해외 여행 중에도 무료로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며 “이걸 법으로 못하게 막는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지적했다.

사실 온플법 입법 움직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도 플랫폼 사전 규제를 골자로 한 '플랫폼 공정화법' 입법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정부 들어 자율 규제에 방점을 둔 플랫폼 정책을 강조하면서 온플법 입법보다는 자율 규제로 정책 방향이 바뀌는 듯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업계는 자율 규제에 힘써왔다”며 “갑자기 다시 법을 만들겠다고 하니 업계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온플법이 입법되면 주요 플랫폼이 혁신적인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지 못하게 됨에 따라 상품·서비스 하향 평준화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익을 일부 저해하더라도 선두 플랫폼의 경쟁력을 깎아 후발 스타트업의 힘을 싣겠다는 식이다. 하지만 온플법에 제정되면 오히려 스타트업은 투자를 유치하기 힘든 환경에 처할 수도 있다. 온플법 입법이 제2의 쿠팡·네이버 탄생을 막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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