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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상공인 퍼주기' 이제 바꿀때

박정현 성장기업부 기자


정부가 올해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1조 원 이상 증액하며 고금리·고물가 등 복합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 구하기’에 나섰다. 특히 취약 소상공인의 전기료 및 이자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사업을 신설하는 등 소상공인 금융 지원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여기에 배정된 예산 규모만 수천억 원에 달한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부터 이어진 경제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고통에서 숨 돌릴 틈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들은 오히려 소외되고 있다. 소상공인을 스타트업처럼 체계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기업가형 소상공인(라이콘) 육성 사업’에는 455억 원, 소상공인의 디지털화 전환을 위한 ‘소상공인 스마트화 지원’에는 1366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수천억 원을 오가는 금융 지원 관련 예산에 비하면 눈에 띄게 적다.

게다가 올해 소상공인 지원 융자 사업의 예산이 전년 대비 7000억 원 이상 증액된 것과 달리 앞선 두 사업의 증가 폭은 100억~300억 원 수준이다. 올해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보며 “중소벤처기업부는 하나의 분야를 육성하기보다 힘들다는 곳에 돈을 주기 급급하다”는 한 정부 관계자의 말이 계속 떠오른 이유다. 이 한마디를 계속 곱씹다 보면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생 경제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지원’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살며시 고개를 든다.

경제위기는 한 번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한정적인 재원으로 정부가 700만 명이 넘는 소상공인을 모두 먹여 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다양한 금융 지원을 받았지만 계속되는 경영 환경 악화와 더딘 매출 회복으로 대다수의 소상공인들이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올해 경제 상황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결국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립할 수 있는 ‘생존 기초 체력’이다. 이제는 ‘퍼주기’ 지원에서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로 정부 정책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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