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가 인공지능(AI)을 삶에 효과적으로 접목하는 각종 신기술들의 경연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들도 AI 부문 혁신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CES를 기점으로 한국 기업들이 AI 생태계에서의 패권 선점에 한발 더 다가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일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AI 부문 혁신상 수상작 28개 중 절반을 훨씬 넘는 16개가 한국 기업의 출품작이었다. 미국이 4개로 뒤를 이었고 네덜란드 2개, 대만·이스라엘·호주·프랑스·스페인 등이 각 1개씩 혁신상을 받았다.
AI 부문은 올해 혁신상 분야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음에도 전체 혁신상 출품작 중 7%를 기록하며 단번에 높은 비중으로 올라섰다.
AI 혁신상을 받은 국내 출품작들의 산업 영역은 광범위하다. 웹툰이나 광고 등 미디어 산업부터 헬스케어, 금융, 로봇 제조 등 전 산업을 아우르는 솔루션이 CES 무대에 올랐다. 게리 셔피로 CTA 회장이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해 언급한 “CES 2024에서는 AI가 전 산업을 지배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발언이 실체로 드러난 셈이다.
AI 부문에서 단 2개 주어진 최고혁신상 중 하나도 한국 기업이 차지했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젝트인 C랩을 통해 2021년 분사 창업한 스튜디오랩이 그 주인공이다. 이 기업은 비전 AI 기술을 활용해 상품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30초 안에 상세 페이지를 제작하는 서비스 ‘셀러캔버스’를 운영한다.
AI 부문에서만 2개의 혁신상을 받은 기업도 있다. AI 헬스케어 기업 웨이센의 호흡기 관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인 ‘웨이메드 코프 프로’와 식품 알레르기용 디지털 치료 기기 ‘웨이메드 푸드 알레르기’가 각각 혁신상을 수상했다. 호흡기 건강 정보와 혈액검사 정보를 입력하면 AI 기반 분석을 통해 진단과 치료 요법을 알려주는 솔루션이다. 이 밖에도 △크림 AiD(AI 기반 웹툰 맞춤형 보조 서비스) △주재넷의 워터 AI(AI 기반 계곡·소하천 모니터링 시스템) △메이아이의 매쉬(AI 기반 오프라인 방문객 데이터 분석 솔루션) 등도 기발한 아이템으로 혁신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CES가 국가별 AI 기술 경쟁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인식을 바꾸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 토터스인텔리전스가 지난해 공개한 ‘제4차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62개국 중 한국은 40.3점을 차지하며 6위를 기록했다. 미국(100점)과 중국(61.5점)이 양강을 차지했고 싱가포르(49.7점)와 영국(41.8점), 캐나다(40.3점)보다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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