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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저가 속출' 유통株, 새해도 날개없는 추락

얼어붙은 소비에 실적 부진 지속

외인·기관 '팔자'로 하락세 이어져

올들어 이마트 8%·롯데쇼핑 6% ↓

증권가 "당분간 주가 반등 힘들어

편의점 위주 방어적 투자전략 유효"

이마트 성수점. 사진 제공=이마트




지난해 잇따라 신저가로 추락했던 국내 유통주가 올 들어서도 소비 부진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전까지는 유통 업계의 실적과 주가가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마트(139480)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보다 8.09% 하락한 7만 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마트는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가 둔화한 데 따라 지난해 1년간 주가가 20% 이상 빠졌는데 올 들어서도 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중순에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올 들어 주가 부진을 겪는 유통주는 이마트뿐이 아니다. 지난해 주가가 20% 이상 떨어진 신세계(004170)도 올 들어 5.94%나 더 내렸다.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30일 16만 5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뒤 이달 8일(16만 4800원)까지 비슷한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52주 신저가까지 내려갔던 롯데쇼핑(023530)(-6.13%)과 현대백화점(069960)(-5.31%), 롯데하이마트(071840)(-2.73%) 등도 올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통주의 주가를 가장 적극적으로 끌어내린 투자 주체는 외국인투자가였다. 외국인은 지난해 이들 유통주를 4680억 원 넘게 순매도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8일까지 이마트를 120억 원, 현대백화점을 33억 원, 신세계를 20억 원씩 내다팔았다. 기관투자가도 이 기간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을 각각 117억 원, 140억 원 팔아치웠다.





유통주가 해가 바뀐 뒤에도 부진한 것은 올해도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와 고용 등의 지표들은 여전히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는 데다 국내로 유입되는 여행객 수가 늘지 않는 상황도 유통주에 불리한 여건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태영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주택 거래 감소 등 건설 시장까지 침체에 빠진 점도 자산가치 하락과 소비심리 냉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내수 관련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이 기간 관련 지수가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03년(-3.1%) 이후 처음이다.

증권사들은 이달 4분기 실적 시즌에도 주요 유통 업체들이 역성장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DB금융투자는 신세계·현대백화점·호텔신라 등 면세점 3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 예상치를 20조 1430억 원으로 추정하면서 전년(23조 2580억 원) 대비 13.3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텔신라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조 6020억 원에 그쳐 전년(4조 9220억 원) 대비 26.80%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나아가 내수 소비 경기회복 지연으로 이달 이후에도 당분간 백화점과 면세점의 주가가 반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마트는 전자상거래 업체(e커머스) 업계와의 경쟁에서 밀린 탓에 매출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비 경기회복 지연과 물가 상승에 따른 판관비 증가, 면세점 체화 재고 소진 등은 유통주의 실적과 주가 상승에 부정적”이라며 “그나마 즉석식품 수요 호조로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선 편의점을 중심으로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게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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