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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상품 만들고 수수료 낮췄는데"…부실 증가 우려에 은행도 딜레마

[리빌딩파이낸스-수출강국 금융에 달렸다]

작년 11월 기준 수출금융 10조

시중은행 지원 규모만 6조 달해

정부 수출금융 목표에 최대 협조

바젤Ⅲ 등 건전성 규제도 걸림돌


기업들의 불만에도 은행들은 정부의 수출금융 목표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중은행은 지난해 ‘수출금융 지원 대책’이 발표된 이후 6조 원이 넘게 기업들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수출금융 과제 지원 성과는 약 9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중은행의 경우 수출기업 우대 상품 출시, 수수료 우대 및 금리 인하 등을 통해 6조 3100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수출기업 우대 상품에 1조 6000억 원, 수출환어음 비용 절감 및 지원에 6000억 원, 수입 신용장 금리 및 만기 우대에 8000억 원, 수수료 인하 등 선물환 이용 지원에 3조 3000억 원을 공급했다.





물론 지난해 8월 발표한 ‘수출금융 종합 지원 방안’에서 제시했던 목표치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당시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은 지난해 8월 수출기업 우대 상품을 통해 총 5조 4000억 원 규모를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조 5000억 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각각 8600억 원, 8000억 원, 6000억 원씩의 우대 상품 지원을 약속했다. 이 중 지난해 11월까지 시중은행의 우대 상품을 통해 지원이 이뤄진 규모는 1조 5000억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계획 대비 30% 정도만이 실제 집행이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앞으로 지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각 은행마다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자체 상품을 운용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 기업도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KB수출기업 우대대출’ ‘우리 CUBE론-X’ 상품을 통해 수출 실적을 보유하거나 잠재적으로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자체 상품을 운용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협약 보증 상품을 통해 특정 기간 동안 보증료율을 최소 0.2%포인트에서 0.5%포인트까지 인하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수출기업들의 불만에 다소 억울함도 나타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정책이 발표되고 실제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니 예전보다 상황은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권 일각에서는 중견·중소기업 지원을 늘리기에는 현행 은행에 적용하고 있는 많은 규제들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바젤Ⅲ’ 같은 건전성 규제다. 바젤Ⅲ는 금융기관의 위험자산 노출 규모를 산정할 때 우발채무 부문의 위험 가중치를 5배 이상 확대 적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우발채무 위험이 확대되면서 대기업보다 재무 건전성이 좋지 않은 중견·중소기업을 무조건 지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정책금융기관도 비슷하다. 보증 기업들의 부실률이 오르고 있기 때문인데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2020년 2.4%였던 일반 보증 부실률은 올해 말 4.2%로 껑충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실률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체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기업에까지 보증을 내어주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책금융기관이 가진 딜레마다. 신보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 보증을 최대한 폭넓게 지원하겠다”며 “경제 변동성 확대에 대응한 보증 부실률 예측 모형 전면 리모델링 등 부실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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