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부터 주식 선물을 일반 주식처럼 시장가로 손쉽게 매매할 수 있게 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파생상품의 매매 시스템을 일반 주식거래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은 파생상품 시장 개선 방안을 회원사들에 공유했다. 거래소는 4월 말 시행을 목표로 관련 세칙 개정과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거래소는 주식 선물에 대한 매수·매도 주문을 일반 주식시장에서와 동일하게 시장가로 낼 수 있게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다. 그동안 주식 선물에 대해서는 호가를 직접 입력하는 지정가 주문만 가능했다. 주식 선물의 유동성이 떨어지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 주식 선물 투자 수요가 늘면서 이런 방식이 오히려 투자자 혼란을 초래하고 선택권을 좁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거래소는 파생상품 매매 시 실제로 체결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호가를 알려 시장가격 왜곡을 방지할 계획이다. 현재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매수·매도 호가의 총수량과 건수만 포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앞으로 파생상품 시장의 호가는 일반 주식시장과 동일하게 매수·매도별 최우선 호가를 포함하는 연속 3~10개의 우선 호가를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거래소는 파생상품 매매 시 기존 예상 체결 가격과 함께 예상 체결 수량도 확인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거래소가 파생상품 제도 개선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은 지난해 파생상품 개장 시간을 앞당기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거래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주가나 지수 하락 위험을 제한하는 헤지(위험 회피) 성격인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에 따르면 파생상품의 하루 평균 계약 금액은 2021년 67조 2975억 원, 2022년 61조 5497억 원, 지난해 58조 6201억 원 등으로 줄곧 줄고 있다. 올 들어 전날까지도 일평균 59조 1270억 원을 기록했다.
이경식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이번 개선안으로 파생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개인투자자들의 위험 회피와 증시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올해 개선안에 포함되지 않은 주식 옵션에 대해서도 향후 시장가 주문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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