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 등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계가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서를 미국 정부에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은 18일 미국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특정 핵심 광물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해외우려기관(FEOC) 기준을 곧바로 적용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중국이 2022년 세계 구형 흑연(흑연 광석을 가공한 중간 원료)의 100%, 합성흑연의 69%를 정제·생산한 만큼 다른 국가들이 단기에 중국을 대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배터리 등 핵심 부품과 광물이 FEOC에서 추출·가공·재활용되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다. 지난해 12월 중국 자본 지분율이 25% 이상인 합작 법인을 FEOC로 지정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국내 업계가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배터리 부품은 1월부터, 양극재와 음극재 등은 2025년 1월부터 이 기준을 적용한다.
규정이 시행되자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은 기존 43개에서 19개로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해 4월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이 없다. 현대차그룹은 “한시적으로 원산지와 무관하게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핵심 광물로 흑연을 포함해달라”는 제안을 했다. 또한 특정 핵심 광물이 일정 비율 아래면 FEOC를 적용하지 말고 FEOC 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 배터리 소재 명단도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삼성SDI(006400) 등 배터리 3사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FEOC 규정의 적용을 2027년 1월로 2년 유예하는 게 골자다. 정부도 의견서를 제출하며 업계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한국 정부는 기업들이 FEOC 규정을 이해하기 쉽도록 더 명확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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