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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가 부족한 포스코 후추위

김경택 산업부 기자


최근 그룹 사옥에서 만난 한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 누구라도 한 명 그만두기를 바라는 것인가. 기사가 나올 때마다 직원들도 술렁인다"고 토로했다.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포스코그룹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 멤버들이 ‘호화 출장’ 논란으로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혼란은 더 커졌다. 일각에서는 후추위 해산과 재구성만이 무너진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 주장도 한다. 지금의 상태라면 이들이 뽑는 최종 후보가 누구든 신뢰성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후추위 해체가 완전한 해답은 아니라는 주장을 들이댄다. 후추위 재구성까지 최소 3~4개월이 걸리는 만큼 회장 선임 지연으로 인한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권오준 전 회장이 주주총회 이후 물러나면서 사실상 4개월 가량의 경영 공백이 발생했는데, 당시에도 여러 해외 투자와 관련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올해는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중요한 투자 결정을 앞둔 시기여서 리더십 부재는 치명타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급기야 4만 명에 달하는 그룹 임직원들은 물론 수많은 주주들도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일견 맞다. 하지만 현재처럼 직진만 하는 후추위의 행보가 타당성을 갖기도 어렵다. 논란 발생 후 후추위는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추가 폭로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진실된 사과와 반성 없이 오히려 후추위를 흔드는 외풍으로 규정하며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여기에 ‘깜깜이 심사’에 대한 의혹도 날로 커지고 있다. 후추위는 지난 17일 내·외부 롱리스크 18명을 확정했다. 당초 10명 내외로 추릴 계획이었던 후보군이 2배나 늘었지만 이에 대한 배경 설명은 없었다.



호화 출장 논란에 더해 후추위의 깜깜이 심사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회장 후보를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기자에게 “절차대로 갈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후추위의 단호함이 지지 받으려면 우선 후추위부터 진실성(사과)와 투명성(기준 공개)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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