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BBB’급 기업 중 올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SLL중앙이 500억 원 규모 모집액 ‘완판’에 성공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1년물 200억 원 모집에 210억 원, 2년물 300억 원 모집에 550억 원 등 총 76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연초 회사채 시장이 신용등급이 우수한 우량물('AA-'급 이상) 위주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모집액보다 많은 주문이 들어왔지만 증액 상한선(10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조달 자금은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500억 원 규모 공모채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발행일은 오는 31일이다.
앞서 SLL중앙은 희망 금리로 1년물은 연 6.0~7.0%, 2년물은 연 6.6%~7.6%의 절대금리 범위를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1년물은 연 7.0%, 2년물은 연 7.29%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1년물은 전 거래일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연 6.541%보다 46bp(1bp는 0.01%)가량 높았지만, 2년물은 전일 민평금리 연 7.402%보다 10bp 이상 낮은 수준이다. 만기가 짧으면서도 7%대 금리를 제시했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달 조건은 지난해 9월 발행 때보다 나아졌다. SLL중앙은 당시 1년물과 2년물 최종 발행 금리를 각각 연 7.2%, 7.99%에 확정했다.
SLL중앙의 신용등급은 ‘BBB+(한국기업평가)’와 ‘BBB(한국신용평가)’로 불일치(스플릿) 상태다. 이 경우 시장에서는 더 낮은 등급으로 신용등급을 평가받는다.
한국신용평가는 “JTBC를 통해 안정적으로 드라마 제작 수요를 확보한 가운데, 2019년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등 수요처 확대로 SLL중앙의 수익창출력이 개선됐다”며 “미국 내 배우·작가 노조 파업이 종료돼 2023년 4분기 이후 미국 콘텐츠 제작 시장이 정상화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영업실적도 중장기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