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원연합노조가 임금 단체협약 결렬을 통보한 지 일주일 만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사상 첫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림의 매각 협상이 늦어지는 가운데 노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24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HMM 해원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기존에는 사측에 협상 결렬을 통보한 16일 즉각 조정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원노조 측은 회사 내 이해관계자들의 만류가 계속되며 일주일 정도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전정근 해원노조 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에 “(회사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홍해발 물류대란’ 등 회사에 안 좋은 일이 겹치는 상황에서 파업까지 하면 되겠느냐며 압박을 줬다”며 “중노위 조정 기간 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조합원 투표를 거쳐 2월 초부터 바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원노조는 사측에 정년 연장, 통상임금 재산정 등을 요구하면서도 특히 HMM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이 선정된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파업뿐만 아니라 감사원 감사 청구, 총궐기대회 등을 통해서라도 HMM 인수 저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대 노조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육상노조) 역시 매각 저지를 위한 행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양대노조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HMM 경영권 매각 민영화 국민 검증 국회 토론회’를 열고 “하림의 자금 조달 계획이 명확하지도 않은 데다 6조 4000억 원의 인수 자금 중 자기자본은 1조 원이 채 되지 않는다”며 “무리한 인수 진행으로 향후 그룹의 운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HMM을 둘러싼 대내외적 위기 요인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HMM이 포함된 해운 동맹 ‘디얼라이언스’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진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가 탈퇴를 예고하며 해운업 경쟁력 하락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정부 측의 협상도 2주 연장되는 등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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