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슈퍼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이 지난해 4분기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반도체 수요가 회복기에 접어든 가운데 ASML은 올해를 실적 전환의 해로 삼고 총력을 기울여 내년 큰 폭 성장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ASML은 지난해 4분기 순매출 72억 유로(약 10조 4695억 원), 당기순이익 20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총이익률은 51.4% 수준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당시 4분기 순매출을 67억~71억 유로, 매출총이익률은 50~51%로 예상했는데 이를 소폭 웃도는 실적을 거둔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6%, 당기 순이익은 12.7% 상승했다.
연간 순매출은 276억 유로로 연간 성장률은 30%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390억 유로를 달성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사이클의 저점을 헤쳐 나가는 중이지만 긍정적 징후도 일부 존재한다”며 “반도체 산업의 최종 소비자 시장 재고 수준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리소그래피 장비 활용도 역시 향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는 개선된 지난해 4분기 수주 현황을 제시했다. ASML은 지난해 연말 차세대 장비인 하이 NA 극자외선(EUV) 장비를 처음으로 인텔에 공급한 바 있다.
베닝크 CEO는 올해가 실적 반등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겠지만 내년 고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SML은 1분기 순매출은 50억~55억 유로, 매출총이익률 48%~49% 달성을 전망했다. 연구개발비(R&D)와 판매관리비(SG&A)는 각각 10억 7000만 유로, 3억 유로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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