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이르면 4월 코스닥글로벌지수 종목 22개의 파생상품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247540)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상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은 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헤지(위험 분산) 목적으로 참여한다. 개인투자자 중심인 코스닥 시장에 파생상품을 늘려 외국인 투자를 유인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3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거래소는 개별 주식 선물 35종목을 4월 22일 추가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개별 주식 선물은 191종목이 상장돼 있다. 추가 상장은 코스피200과 코스닥글로벌지수에 편입된 개별 주식 중심으로 이뤄진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 등의 장내 파생상품 시장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올해 중 코스피200 구성 종목 52개와 코스닥글로벌지수 종목 중 22개를 추가 상장할 계획이다. 기존에 코스닥 종목이 장내 파생상품 시장에 상장된 경우는 많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코스닥 종목을 대거 늘렸다. 거래소는 시가총액·거래량 등을 기준으로 상장 종목을 선정한다. 코스닥 우량주의 파생상품 시장 상장을 통해 기존 개인투자자 중심인 코스닥 시장에 외국인 자본을 대거 유치하겠다는 설명이다. 거래량을 늘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적극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거래소는 외국인 자본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선물 시장에 250종목을 상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4월에 35종목 상장을 완료하고 7~8월 중 추가 상장을 끝마칠 계획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야간 시장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 거래 가능 시간은 현 유럽파생상품거래소 유렉스(EUREX) 연계 거래와 동일하게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총 12시간으로 설정한다. 하루 19시간 동안 파생상품을 매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장내 파생상품 시장의 일평균 거래액은 약 60조 원으로 추정된다. 거래액 상위 국가는 싱가포르·영국·호주 등이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FIA 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여해 국내 투자 유치에 나선 바 있다. 올해는 호주에 방문해 현지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확대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장내 파생상품 시장이 과거와 달리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야간 시장 개설, 추가 종목 상장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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