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쌍용C&E(003410) 잔여 지분 20.1%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공개매수 공고 전 이틀 동안 시장에서 거래량이 폭증하며 주가가 미리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펼쳐진 여러 공개매수에서도 공고 이틀 전 거래량이 폭증하고 주가가 급등하는 패턴이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가 사전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쌍용C&E 주식은 이달 1일부터 2일까지 공개매수 직전 거래일 이틀 동안 장내에서 각각 261만 주, 173만 주 거래됐다. 쌍용C&E 주식이 지난달 일평균 약 32만 주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7배가량 폭증한 것이다. 이틀간 주가는 각각 4.81%, 1.42% 올라 2일 주가는 공개매수 단가 7000원에 근접, 641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000240)(옛 한국타이어) 공개매수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공개매수 발표일은 12월 5일이었는데 직전 이틀 거래일인 1일과 4일에 각각 약 57만 주, 약 59만 주가 거래되며 주가도 5.5%, 9.1%씩 급등했다. 한국앤컴퍼니의 10월 일평균 거래량은 약 16만 주, 11월에는 34만 주가량으로 이보다 훨씬 적었다.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6월 9일 루트로닉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하기 직전 이틀 역시 거래량이 폭증했다. 5월까지 루트로닉의 일평균 거래량은 30만 주 이하였지만 6월 7일과 8일에는 각각 148만 주, 202만 주가 거래됐다. 양일간 주가는 4.1%, 5.1% 올랐다.
MBK가 지난해 1월 25일 UCK파트너스와 함께 오스템임플란트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직전 거래일이던 19일과 20일 거래량은 약 45만 주, 약 68주로 전달 일평균 약 20만 주 대비 훨씬 많았다. 주가도 이틀간 각각 7.2%, 8.6% 급등했다.
사모펀드가 공개매수를 추진할 때는 주관 증권사·법무법인과 함께 공고 1~2주 전부터 관련 전략 회의를 본격 시작한다. 이후 당국에 보고할 내용들을 종합하고 공고 3일 전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신고하는 절차를 밟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개매수 이틀 전 이상 징후가 똑같이 발생했던 만큼 비슷한 형태로 정보가 샜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누가 관련 정보를 흘렸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틀 전부터 거래량이 폭증했다는 것은 당국에 신고하는 절차에서 정보가 샌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사모펀드와 증권사·로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의심 대상에서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MBK의 공개매수 직전 주가 급등과 관련해 선행매매 의혹을 밝혀달라며 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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