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13일 외국인의 선·현물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 매수세에 활짝 웃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에서 기술·성장주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특히 전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000 선을 돌파하면서 일본 닛케이지수도 2.89% 오른 3만 7963에 마쳤다. 버블 경제 시절이던 1990년 2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 오른 2649.64에, 코스닥지수는 2.25% 상승한 845.15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상승은 외국인이 견인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570억 원을 매수한 가운데 기관투자가도 4900억 원을 사들여 힘을 보탰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500억 원가량을 홀로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 선물 시장에서도 9469억 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대량 매집에 나선 것은 비단 이날뿐만이 아니다. 외국인은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밝힌 지난달 24일을 전후해 확연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5조 9208억 원어치를 샀다. 이달은 겨우 7거래일 만에 월간 순매수 규모 역대 5위에 오를 만큼 기세가 매섭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액이 기존 최대치인 7조 8263억 원(2013년 9월)을 10년 5개월 만에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와 성장주 간 순환매가 일어나는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