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8조 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1% 감소해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았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핵심 사업인 광고와 커머스를 강화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AI와 클라우드, 디지털헬스케어 등 이른바 ‘뉴 이니셔티브(신성장동력)’ 사업을 본격화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목표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8조 1058억 원의 매출과 501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2% 늘어 처음으로 8조 원을 넘어섰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9% 뒷걸음질쳤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6.2%로 전년(7.9%) 대비 1.7%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다. 매출은 2조 17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해 분기 단위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108.6% 증가한 1892억 원으로 집계됐다. 플랫폼 부문은 서비스 개편으로 광고와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1조1217억 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은 뮤직 사업이 선전하면서 전년 대비 30.0% 늘어난 1조 49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으나 3분기 연속으로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1분기 711억 원까지 쪼그라 들었던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2분기1135억 원, 3분기 1403억 원, 4분기1892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에 대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한 해 신규 사업 효율화와 기존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을 강화한 결과가 4분기부터 명확히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는 지난해 1조4971억 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타파스 등 최근 인수한 기업들의 현금창출력이 영업권 가치에 못 미치면서 손상처리한 탓에 비용이 급증했다.
카카오는 올해 AI 기술을 사업 전반에 결합해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등을 포함한 뉴 이니셔티브 사업이 본격화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최근 출시한 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는 당뇨 환자들과 의학계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아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코지피티 2.0’도 카카오에서 쓸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은 개발된 상태이며 공동체 내부에서 어떻게 적용할 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과 글로벌 AI 모델을 유연하게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267억 4000만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주주는 1주당 61원을 배당받게 된다. 배당기준일은 오는 29일이며 배당금은 올해 4월 25일 지급될 예정이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5월 3일 전체 주식의 0.44% 규모인 자사주 196만 6496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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