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생제르망)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는 등 ‘하극상’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축구팬들의 분노가 이강인을 모델로 두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번지고 있다.
16일 축구팬들은 이강인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치킨 브랜드 A와 통신사 KT에 대해 불매와 손절 등 직접적인 메시지를 담은 댓글을 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독공개 이강인 파리에서의 일상!!’이라는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KT에서 갤럭시S 24 개통 시 버즈, 워치, 탭 할인(택 1) 등 정보를 담고 있다. 3주 전 공개된 영상은 이 선수의 인기에 힘입어 영상 조회수만 460만회를 넘어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축구대표팀의 ‘불화’의 중심에 이강인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실망한 축구팬들이 해당 영상 댓글란에 분노를 담은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네티즌들은 “팀 막내가 주장에게 주먹을 휘둘러도 되는 세상, KT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이강인이 광고하면 바로 계약해지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댓글로 올리고 있다.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치킨 브랜드 A사의 SNS에도 "이강인 때문에 A사 치킨은 죽을 때까지 안 먹을 것", "이강인처럼 근본 없을 것 같아서 안 먹겠다" 등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이 같은 격앙된 축구팬들의 반응과 달리 축구대표팀 논란과 전혀 상관이 없는 기업 SNS에 악성 댓글을 남기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는 네티즌도 많았다. 이들은 "왜 무관한 기업 SNS까지 찾아와 피해를 주고 있냐", "선수 행동에 대해서만 비판하면 되지…여기까지 와서 광고 내리라는 것은 집단 광기일 뿐"이라고 반응했다.
이번 논란은 이날 영국 매체 더선이 "2023 AFC 아시안컵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식사 도중 손흥민과 동료들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손흥민이 문제 삼았던 후배 중에는 이강인도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외신 보도가 나오자 대한축구협회(KFA)는 빠르게 내부 분열 사실을 인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은 이강인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경기 전날에 탁구한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주장이기에 쓴소리했다. 그런데 이강인이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짜증을 냈고, 그때 화가 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다"고 했다.
불화와 물리적 충돌이 보도되고 논란이 확산되자 당사자인 이강인은 자신의 SNS 스토리에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해당 SNS 스토리는 24시간이 지나면 삭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더욱 거세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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