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관가에서 부산 대동고 출신 인사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한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후임으로 13일 취임한 황건일 신임 금통위원이 참석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첫 회의이기도 하다.
앞서 황 신임 금통위원은 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매파(통화 긴축 선호)’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냐’는 질문에 “새가 참 많은데 왜 비둘기와 매만 묻는지 모르겠다”며 “소쩍새도 있고 솔개도 있고 황조롱이도 있다. 객관적으로 봐서 상황에 맞게 여러 결정을 하는 게 낫다”고 밝힌 바 있다.
황 위원은 이어 “이분법적인 것은 제 개인 성향에도 안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한쪽으로 쏠리기보단 대내외 여러 상황과 조건을 분석해 결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권에선 황 위원이 ‘국제경제 전문가’인 만큼 다양한 시각을 불어넣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부산 대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황 위원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외환제도혁신팀장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코노미스트,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및 국제경제관리관을 지냈으며 세계은행(WB) 상임이사도 역임한 바 있는 ‘국제금융통’이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기재부 국제금융국장과 국제경제관리관이었을 당시엔 기재부가 매년 조사하는 ‘닮고 싶은 상사’에 이름을 올릴 만큼 직원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인사이기도 하다.
기재부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에 3번이나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오른 김성욱 기재부 대변인 역시 대동고 출신의 정통 국제금융 관료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행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 대변인은 재정경제원에서 시작해 경제정책국, 금융정책국 등을 거쳤다. 이어 기재부 국제기구과장,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지냈으며, 2022년 국제경제관리관 당시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슈 대응,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부산 대동고 출신 관료들은 중앙부처만이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해 1월 첫 외부 출신 금융창업정책관으로 손성은 당시 금융위원회 부이사관을 낙점했는데, 손 정책관 역시 부산 대동고 출신이다. 행시 44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금융위 국제협력팀장,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협력팀장, 금융그룹감독혁신단 감독제도팀장, 구조개선정책과장, 자본시자조사단장 등을 두루 거친 바 있다.
3급 국장급 직위의 금융창업정책관으로 향한 손 정책관은 블록체인 특구이자 한국거래소·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금융공사 등 각종 금융 공기업이 몰려 있는 부산에서 금융과 블록체인, 창업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손 정책관을 임용하면서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며 “산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 부산 이전과 부산창업청 설립 등 현안 해결에도 속도를 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임기를 마친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역시 부산 대동고 출신의 대표적인 경제·금융 관료다. 27회 행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한 정 협회장은 재무부‧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 기업재무개선지원단 국장과 기획조정관,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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