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전문가들이 이달 22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이견 없이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달 8일부터 15일까지 55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이같이 전망했다고 20일 밝혔다.
금투협이 1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동결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98%고 25bp(1bp=0.01%) 인하 전망이 2%였으나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채권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2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개시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채권 전문가들은 다음 달 채권시장의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보합을 점치는 의견은 지난달 42%에서 51%로 9%포인트 증가한 반면 금리 하락 전망 의견의 비중은 24%에서 15%로 줄었다. 금리 상승 전망은 지난달과 같은 34%로 나타났다.
물가 전망에 대해서도 채권 전문가들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3월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은 지난달 조사 5%에서 12%로 늘었고 보합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 역시 71%에서 80%로 늘었다. 물가 하락 의견은 24%에서 8%로 크게 줄었다.
국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오며 둔화 흐름을 지속 중이지만 높은 농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불확실성 등으로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미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이 이어지며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서 다음 달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는 전체의 10%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달 13%에서 3%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3월 채권시장 종합 지표(BMSI)는 93.5로 전월(94.6)보다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설문 문항에 대한 응답을 통해 산출되는 BMSI는 채권시장의 심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100 이상이면 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이 기대되는 등 시장 심리가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 이하일 경우 채권시장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투자협회는 “한국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표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1월 미국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어들어 3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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