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발전을 위해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면서도 7조 달러(9300조 원) 펀딩설은 ‘오보’라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AI 개발 가격이 높아지면 정보의 빈부격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AI 보급을 위한 공급망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올트먼 CEO는 2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FS(인텔파운드리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2024’를 찾아 7조 달러 펀딩설에 관해 “누구나 기사를 쓸 수는 있지만 모든 잘못된 기사를 고치려 한다면 내 일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7조 달러 펀딩설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다만 올트먼 CEO는 AI 발달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함은 인정했다. 그는 “AI 연산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AI 칩셋 뿐 아니라 전력 공급과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저성능 반도체가 대규모로 필요하다”며 “AI 칩셋만을 고려했을 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고 이 총 비용이 얼마나 높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AI 시장과 기존 반도체 시장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AI는 스마트폰과 달리 가격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는 에너지 시장과 비슷한 형태”라며 “가격이 높아지면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이 저렴해지면 수요가 늘어나 현재로서는 미래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했다.
AI가 혁신을 가져온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가격이 높다면 ‘AI 빈부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올트먼 CEO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때 AI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된다는 점은 끔찍한 동시에 멋진 일”이라며 “적절한 가격이라면 세계가 많은 AI 연산능력을 원할테지만 AI가 너무 비싸다면 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보급을 위해 반도체 가격 하락이 필수적이고, 가격을 끌어내리려면 공급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올트먼 CEO는 “모든 사람들이 막대한 AI 연산 능력의 필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이는 미래에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며 “AI를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생산 능력,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공급망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올트먼 CEO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10여년 이상 AI 공급망과 그 안에서 미국이 가진 역량이 핵심적인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며 “정부의 노력(칩스법 등 반도체 지원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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