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7일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저커버그는 이날 오후 10시 36분 김포공항을 통해 전세기편으로 입국했다.
부인과 함께 갈색 무스탕을 입고 밝은 표정으로 입국한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준비된 차를 타고 이동했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공항에는 2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저커버그의 싸인을 받기 위해 그의 사진을 붙인 수첩까지 들고 온 팬도 눈에 띄었다.
저커버그는 이날부터 29일까지 2박 3일 간 윤석열 대통령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저커버그는 방문 기간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인공지능(AI)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는 생성형 AI 학습과 서비스에 필요한 AI 반도체 생산 및 확보를 위한 ‘AI 반도체 동맹’ 구축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모든 분야에서 인간 지능에 가깝거나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 35만 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AI칩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칩 생산(파운드리)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반도체를 패키징까지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저커버그는 이 회장과 ‘하버드 동문’이라는 특별한 인연도 갖고 있다.
LG와는 AI 플랫폼, AI 데이터센터 등과 관련한 신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바일(MC)사업부를 철수한 뒤 2차전지와 전장 등 신사업을 적극 모색해온 LG는 AI 기반의 플랫폼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AI챗봇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인 ‘차별적 고객 가치’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AI 핵심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 사업 등과 관련한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LG유플러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커버그는 29일 윤 대통령을 예방한다. 저커버그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대통령을 접견한다. 윤 대통령은 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의지를 전하면서 국내 기업과의 협업 독려, AI 사업 방향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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