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한앤코)가 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한 데 이어 임시 주총 안건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올릴 것을 요청했다. 올 1월 대법원 판결에도 경영권 이전에 협조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에 대해 다시 한번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러한 내용의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한앤코는 지난 8일 신규 이사 선임, 정관 일부 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 주총 소집 요청 가처분 신청을 했다. 윤여을 회장과 배민규 부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춘 부사장은 사내이사,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앤코가 해당 임시주총 안건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요청한 배경은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앞선 임시주총 개최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심문 기일은 다음 달 27일이어서 받아들여지더라도 4월이 돼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을 더 끌지 않고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앤코는 상고심 선고에 따라 홍 회장 등이 보유하던 남양유업 지분 53.08%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하지만 남양유업이 지난해 12월에 3월 정기주총 대상 주주명부를 폐쇄하면서 다음 달 정기 주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기주총에서 홍 회장과 측근들이 사퇴하지 않고 연임하면 차기 주총에서 해임되기 전까지 홍 회장은 경영권을 유지한다. 홍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3월26일까지이며, 지금도 회사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기존 임원들의 임기 연장안을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홍 회장은 지난 2021년 남양유업 코로나19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히는 대국민 사과 후 본인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한앤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며 같은 해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대법원은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홍 회장측은 고문 선임, 백미당 경영권 보장, 가족 임원 예우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버티고 있다. 오너 리스크 해소 측면에서 한앤코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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