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089590)·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이스타항공이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애경그룹이 뒷받침하는 제주항공이 자금력·항공화물 시너지 부문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사모펀드(PE)가 최대주주인 항공사가 맞붙는 구도다. 다만 향후 본입찰 과정에서 LX그룹 등 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전략적투자자(SI)가 컨소시엄 합류 등의 방식으로 추가 참전할 수 있어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28일 항공·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최대주주 AK홀딩스(006840)),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에 자금 조달 계획과 사업계획서를 담은 LOI를 제출했다. 제주항공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모펀드 소유 LCC다.
이번 단계는 예비입찰로, 매각자 측인 대한항공(003490)·KDB산업은행이 적격 인수자 후보(쇼트리스트)를 추린 후 이들에게 본실사 기회가 부여된다. 매각자 측은 상반기 중 입찰 절차를 마무리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까지 마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내년까지 매각 대금을 모두 납입한다는 조건으로 진행되고 있다.
LCC들은 이번 인수전에 컨소시엄 구성 현황 등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설명서(IM)에 사업부 임직원 800명, 화물기 11개 정도만 기재되고 매각 대상과 차입금 현황은 적시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관심이 있고, 유상증자 등 개략적인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서만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은 아시아나항공의 화주 계약을 비롯해 슬롯, 운수권, 조종사 및 관련 인력이 모두 매각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제 관심은 인수전에 참전한 LCC의 구체적인 자금 조달 능력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매각가 5000억~8000억 원 정도에 부채까지 포함해 총 거래액은 조 단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애경그룹이 뒷배인 제주항공이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제주항공을 제외한 LCC들은 매출이 50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해 시장에서는 이들이 최종 인수에 성공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SI,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록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이 FI 참여 의사를 타진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I 참여 형태로는 LX그룹 등 국내외 물류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구체적인 윤곽은 본입찰에서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예상 외 복병을 맞이할 수 있다. 화물사업부 매각은 EU 경쟁 당국의 합병 승인 조건인 만큼 매수자를 선정하더라도 EU의 승인을 거쳐야 실제 매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인천국제공항에 취항하고 운항증명(AOC)을 보유한 자로 입찰 조건을 제한함에 따라 에어로케이항공과 티웨이항공은 LOI를 내지 않았다. 청주 기반 LCC 에어로케이(대명화학)는 UBS와 추가 논의를 거쳐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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