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KB국민은행의 주가연계증권(ELS) 담당 직원에게 접대를 한 7개 증권사에 대해 대대적인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금감원은 홍콩H지수 ELS와 관련해 은행권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현장 조사는 ELS 판매 과정에서 은행과 증권사 간 유착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메리츠증권 등 총 7개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메리츠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 대해서는 이달 중순 조사를 끝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금감원 측은 접대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 위법한 사안이 발견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접대비가 기재된 장부를 살펴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로 은행권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금감원이 증권사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한 것은 KB국민은행의 ELS 상품 선정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증권사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직원은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15회 이상 골프 접대 등을 받았으며 지난해 6월 ‘청렴 유지 의무’ 위반으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금감원은 상품 선정 대가로 접대를 받은 것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만큼 실제 대가성 접대가 이뤄진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이번 접대 과정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후속 대책 마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ELS 배상안 마련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과징금 부과뿐 아니라 증권사와 은행권의 유착 관계를 끊어내기 위해 관계 부처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홍콩H지수 ELS와 관련해 은행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다가 접대 문제가 발생한 만큼 종합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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