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사내독립기업(CIC)인 포털 ‘다음’의 대표를 교체하고 인공지능(AI)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조직 개편에 들어갔다.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하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 대표 내정자는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새롭게 카카오를 이끌어 갈 리더들을 소개했다.
우선 다음의 대표로 양주일 현 카카오톡 부문장을 내정했다. 다음이 네이버·구글에 밀려 포털로서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부문장이 구원 투수로 투입된 것이라는 평가다. 1975년생인 양 부문장은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네이버와 NHN(181710)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해 IT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다. 특히 2021년 카카오 지갑사업실장 부사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인증서와 전자문서, 이모티콘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능력을 인정받아 양 부문장은 현재 카카오 그룹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그라운드 엑스(X)’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동시에 카카오는 다음 CIC의 이름을 콘텐츠 CIC로 변경하고 콘텐츠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황유지 다음 CIC 대표는 AI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조직 ‘카카오 AI(가칭)’의 부문장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AI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 카카오는 필요할 때마다 관련 조직에서 인력을 차출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식으로 AI 사업을 진행해 왔다. 자체 개발 중인 거대언어모델(LLM) ‘KoGPT 2.0(코지피티 2.0)’의 출시가 계속 미뤄지면서 카카오 내부에서 “AI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식으로 AI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카카오 AI’를 몇 명으로 구성할 것인지, 정확히 어떤 사업을 담당할 것인지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정 대표 내정자는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로 강형석 디자인 부문장을 내정했다. 강 부문장은 임지훈 전 대표 시절부터 카카오에 몸 담으며 회사 브랜딩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한편 카카오는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카카오뱅크 스톡옵션 먹튀 논란'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내정해 회사 안팎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정 전 CTO는 2021년 카카오뱅크 상장 3거래일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십억 원을 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라며 “정 전 CTO가 내정됐다고 정 대표 내정자가 발표했을 때 내부에서도 반발이 상당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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