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큼지막한 초콜릿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너머로 바리스타들이 드립 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근대 영국의 고급 커피하우스를 연상케 했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남기려는 젊은 방문객들의 조용한 눈치 싸움이 벌어졌다. 오후 2시가 되자 점심 식사를 끝내고 몰린 인파가 초콜릿 디저트를 맛보며 접시를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실내를 채웠다.
10일 찾은 서울 성수동 ‘가나 초콜릿 하우스’는 한 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크기의 팝업 매장이었다. 롯데웰푸드는 세 번째 시즌을 맞아 역대 최대인 1·2층 도합 약 500㎡(150평) 규모로 공간을 꾸렸다. 내년도 한국 가나초콜릿 출시 50주년을 앞두고 관련 마케팅을 늘렸다. 1층의 경우 개장일인 전날부터 천장의 벚꽃이 열린 봄 시즌으로 꾸며졌다. 인테리어 콘셉트는 계절 변화를 모티브로 이번 행사가 종료되는 다음달 7일까지 매주 바뀐다.
매장을 가득 채운 소비자들 외에도 상당수의 롯데 직원들이 내부와 고객 반응을 꼼꼼히 확인하고 있었다. 그만큼 내부에서의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다. 가나초콜릿은 2021년부터 디저트 브랜드로 확장한다는 방향성이 잡혔다. 지난해 말에는 ‘가나 프리미엄’ 라인까지 내놓으며 고급화에 한창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베이커리 역시 이런 전략의 예시 중 하나다. ‘가나 퐁당 쇼콜라’를 비롯한 일부 메뉴는 추후 본격적인 상품화 가능성을 시험하는 분위기다. 먹거리 하나하나엔 가나산 카카오매스만 사용해 기존 제품과의 정체성도 연결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판 초콜릿을 넘어 베이커리 등 다른 카테고리로 넓혀나가기 위해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는 단계”라며 “수입브랜드와의 경쟁을 생각하면 결국 우리에게도 2030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빈을 직접 가공해 판형 초콜릿으로 양산해내는 국내 업체는 롯데웰푸드 뿐이다. 2층에 마련된 역사관에는 이런 ‘빈 투 바(Bean to Bar)’ 초콜릿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담겼다. 현지에서 수확·건조된 카카오빈은 로스팅과 그라인딩을 거쳐 액체 형태로 가공된다. 이 액체 ‘카카오매스’에 설탕과 유제품을 섞어 굳혀내면 완제품 초콜릿이 생산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카카오가 초콜릿 바가 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제조사가 관리한다”면서 “수입 카카오매스를 받아서 후처리만 하는 다른 초콜릿보다 품질과 풍미가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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