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엔비디아발(發) 기술주 훈풍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 힘입어 1년 10개월 만에 장중 2700 선을 돌파했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은행·증권·보험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업종에 몰리면서 금융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76포인트(0.44%) 오른 2693.5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701.45까지 치솟으며 2022년 5월 3일(2702.10) 이후 처음으로 2700 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0.22% 상승한 889.93에 마감해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33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한 외국인투자가였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증권(3.66%), 금융(2.02%), 보험(1.43%)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융주의 강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금융주가 상승률 상위 리스트를 휩쓸었다. 저PBR 종목에 대한 매수세 유입이 꾸준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이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춘 주주 환원 정책이 쏟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증권가에서는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기초자산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기준도 금융주의 배당 확대 정책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총 시즌을 통해 정부 정책 때문에 일회성으로 주주 환원을 결정하는 기업과 아닌 상장사를 선별해야 한다”며 “꾸준히 배당을 늘리는 회사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혜진 KB증권 연구원은 “KB금융(105560)의 ELS 배상액은 6000억~9000억 원으로 전망된다”며 “자본은 충분히 확보된 만큼 배당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상황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상승률(3.2%)은 전문가 예상치(3.1%)를 웃돌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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