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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없앴는데 오렌지·바나나 가격 오히려 올랐다…"이게 맞나?" 시민들 '어리둥절'

오렌지 9%↑ 바나나·파인애플 4%↑…"작황 안 좋고 생산·물류비 올라"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수입 과일인 오렌지가 진열돼 있다.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되자 지난 19일 정부는 바나나, 오렌지 등 수입 과일 6종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관세율을 오렌지는 10%, 나머지는 0%로 각각 내렸다. 연합뉴스




사과와 배, 감귤 가격이 1년 전의 1.5배 넘는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오렌지와 바나나, 파인애플 등 수입 과일 가격마저 정부의 '무관세' 조치에도 작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했으나 과일 가격이 대폭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간 것이다. 이는 생산 비용이 올라가거나 작황이 좋지 않아 수입 전 가격 자체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집계에 따르면 바나나 다음으로 수입량이 많은 오렌지(미국 네이블)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10개에 1만7,723원으로 지난해 3월 중순(16,276)보다 8.9% 올랐다.

미국산 오렌지 가격은 지난 달 초순 1만8,477원에서 이달 초순 1만6,974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오렌지의 경우 지난 1월 19일부터 할당관세 적용으로 관세가 50%에서 10%로 낮아졌다가 이달부터 '제로'(0)로 떨어져 가격이 대폭 낮아져야 하는데도 1년 전보다 가격이 높다. 할당관세 적용 직후인 1월 하순(1만7,430원)과 비교해도 소폭 오른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국산 감귤 가격이 상승하는 사이 수입 오렌지 가격도 꾸준히 올랐다.

미국산 오렌지의 올해 연평균 가격은 2021년 한 해 평균의 1.5배에 이른다. 오렌지 연평균 가격은 2021년 1만1,850원에서 지난해 1만5,731원으로 높아졌고 올해 1만7,477원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19일부터 바나나(15만t), 파인애플(4만t), 망고(1만4,000t), 오렌지(5,000t), 자몽(8,000t), 아보카도(1,000t) 등 6가지 과일에 할당관세를 도입했다. 이 할당관세 조치는 오는 6월 30일까지 적용된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관세율이 50%였던 오렌지는 이달부터 무관세가 됐고 바나나, 망고 등 나머지 5개 품목은 관세율이 30%에서 0%로 낮아졌다.



바나나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100g당 338원으로 1년 전(325원)보다 4% 비싸다. 무관세 적용 시점인 1월 중순(333원)보다도 높다.

바나나 연평균 가격은 2021년 297원에서 지난해 323원, 올해 329원으로 올랐다.

파인애플은 1개당 가격이 이달 중순 7,277원으로 지난해 3월 중순(7천3원)보다 3.9% 높다. 다만 무관세가 적용된 시점인 1월 중순(8,148원)보다 가격이 내려갔다.

파인애플 연평균 가격도 오렌지와 마찬가지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21년 6,083원에서 지난해 7,427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7,933원이다.

반면 망고 가격은 많이 낮아졌다.

이달 중순 망고 1개 가격은 3,667원으로 1년 전(5,285원)보다 30.6% 내려갔다. 망고 가격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5,000∼6,000원 이상을 유지하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지난 1월 하순부터 급격히 낮아졌다.

망고 연평균 가격은 올해 4,839원으로 2021년(4,961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오렌지, 파인애플, 바나나 등 수입 과일 가격 상승에 대해 "일부 품목은 작황이 안 좋았고 물류비나 저장 단가가 높아져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망고와 파인애플 가격은 할당관세 적용 이후와 이전을 비교하면 가격이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도 "전반적으로 외국에서 인건비 등 생산비가 올라가다 보니 원물 가격 자체가 높아졌다"며 "환율이 높아진(원화 가치 하락)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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