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미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에 뛰어들었던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에서 허덕이고 있다. 미국에서 금리 인하가 자꾸 밀리는 데 이어 일본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한다면 채권 가격은 또다시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이 미 국채에 대한 대량 매입에 나설 경우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11~15일)간 미국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약 192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TIGER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와 ‘KBSTAR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H)’도 각각 67억 원, 79억 원 쓸어담았다. 세 종목은 개인이 올 들어 각각 1529억 원, 797억 원, 693억 원 투자하며 채권형 ETF 순매수액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린 ETF다. 하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7.01%, -11.08%, -9.38%에 그친다. 개인 순매수 상위 30개 ETF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의 미 국채 ETF 매수는 연초부터 나돈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금리 인하가 고물가 지속으로 밀리고 있고 일본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 국채 가격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는 관측이다.
그간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는 미국 국채의 ‘큰손’으로 꼽혀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12조 9000억 엔(약 115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미 채권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본에 이은 미 국채 2위 보유국인 중국이 미중 갈등에도 국채 매입을 늘릴지가 변수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미중 갈등이 격화하자 미 국채를 대량으로 팔아치운 바 있다. 당시 채권 가격이 떨어져 미국 금리가 상승하는 데 영향을 주면서 기술 패권 경쟁 당사국인 중국이 미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문홍철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재무부 자료로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지만 중국은 역외 금융센터에서 다양한 명의로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 자산은 물론 미 국채를 오히려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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