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27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엔씨소프트(036570)가 실적 개선과 글로벌 게임사 도약을 위해 ‘2인3각 경영’을 펼친다.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는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 등에 힘을 쏟기로 했다.
김 대표와 박 대표 내정자는 20일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공동대표 체제 도입 배경을 설명하고 글로벌 게임사 도약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대표는 “올해는 엔씨소프트에게 굉장히 중요한 한 해”라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변화와 더 나은 도전을 위해 공동대표 체계를 출범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원팀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겠다”며 “저는 최고경영자(CEO)·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박 대표 내정자는 전문성을 발휘해 미래 먹거리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생존을 위해서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 개발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대표는 “현재 기존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스핀오프 게임을 만드는 중”이라며 “난투형 대전 액션, 수집형RPG 등 다양한 장르와 콘솔로의 플랫폼 변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글로벌 진출을 위해 아마존게임즈와 협업해 쓰론앤리버티(TL)의 글로벌 출시, 글로벌 플레이어인 소니와의 협업 등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블레이드앤소울2'가 중국에서 판호를 획득한 가운데 올해는 중국 대형 퍼블리셔와의 협력도 더 확대할 예정”이라며 “중국 진출 과정을 잘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되는 박 대표 내정자는 내실을 다지면서 투자를 늘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표 내정자는 “'리니지' 탄생부터 시작해 17년동안 엔씨소프트의 힘든 시기와 성장을 지켜봤다”면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 내정자는 특히 신규 IP 확보를 위한 투자와 M&A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파이프라인 확대 등을 위해 국내 게임사 투자와 M&A, 그리고 소수자본 투자와 퍼블리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현재 사내 전문가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치열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엔씨소프트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는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 내정자는 “엔씨소프트와 어떤 사업적 시너지가 있는지, 지속 가능한지, 주주 가치 측면에서 플러스가 되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아직까지는 사전 검토 단계로 구체적인 M&A 대상 기업 등은 추후 확정되는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편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NC다이노스 야구단 매각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대표 내정자는 “매각보다는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가가 고점 대비 80% 넘게 하락한 것에 대해서는 현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 내정자는 “지난해 기준 엔씨소프트의 부동산 포함 순자산이 3조 3000억 원 정도인데 현재 시가총액은 4조 1000억 원 전후”라며 “IP 가치가 몇 천억 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인데 이는 경쟁사 대비 극히 저평가돼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관련해 박 대표 내정자는 “단기적으로 자사주 취득이나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를 높여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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