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089590)이 베인앤드컴퍼니와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부에 대한 실사에 들어갔다. 복수 사모펀드(PE)의 컨소시엄 제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그간 인수 경쟁에 미온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던 제주항공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인수 주관사로 베인앤드컴퍼니를 선정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실사를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과 계약을 맺은 곳은 베인앤드컴퍼니 내에서도 항공 산업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산업재·서비스(AMS·Advanced Manufacturing Services) 부문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인수 후보인 저비용항공사(LCC)가 인수 주관사로 국내 4대 회계법인을 쓴 것과 달리 제주항공은 비용이 더 들어가는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드컴퍼니를 선정했다”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제주항공은 복수 PE와 재무적투자자(FI)로 구성된 컨소시엄 제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IB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에 인수금융 제안서를 냈지만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지만 이런 분위기는 지난주 후반부터 급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LCC들은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대한항공(003490)은 유럽연합(EU)과 미국 경쟁 당국 심사를 통과해야 아시아나항공 합병 작업을 완수할 수 있다. 이들 경쟁 당국의 합병 심사 승인 전제 조건은 ‘유효 경쟁이 가능한 인수 후보를 데려오라’는 것이다. 항공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미 경쟁 당국 등이 내건) 조건에 부합하는 (인수 후보) 기업은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실사는 다음 달 19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은 실사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인수 후보들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예상 매각가로 3000억 원 안팎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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