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슈퍼마이크로·브로드컴과 손잡고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를 적용한 D램 솔루션을 선보였다. 메모리 접근성과 용량의 한계를 뚫을 기술로 불리는 CXL 분야를 선점해 미래 반도체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국제 반도체 콘퍼런스 ‘멤콘 2024’에서 CXL 2.0 규격을 적용한 D램 솔루션을 최초 공개했다. 공개된 제품은 △낸드플래시와 D램을 혼합한 CMM(CXL 메모리모듈)-H(하이브리드) △CXL D램 모듈 8개를 합친 CMM-B(박스) △CMM-B를 서버용 랙(Rack)으로 구성한 랙스케일 메모리뱅크 등이다.
랙스케일 메모리뱅크는 슈퍼마이크로와 합작한 제품이다. 데이터센터에 CXL로 구성한 대용량 메모리를 간편히 공급할 수 있게 했다. CMM-H 중 일부는 브로드컴·VM웨어·인텔과의 협업을 통해 가상화 서버에 최적화한 형태로 제공된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간 메모리 동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의 표준(PCIe)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규격이다. 연산장치와 메모리 간 정보 전달 속도가 높아져 병목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수의 메모리 칩을 하나로 묶어내는 ‘메모리 풀링’도 지원한다. 고용량화와 효율적인 관리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대용량·고대역폭 메모리가 필요한 인공지능(AI) 시대의 필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CXL은 2019년 인텔·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최초 제정했으나 1.1 버전까지 기능성이 낮아 확장이 지연됐다. 삼성전자는 진짜 CXL로 불리는 2.0 규격을 적용한 D램 솔루션으로 CXL 시장을 본격 개화시키고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키노트에 선 최진혁 삼성전자 미주 메모리연구소장(부사장)은 “지속적인 메모리 혁신과 파트너들과의 강력한 협력을 통해 AI 시대 반도체 기술 발전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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