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비만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몰이를 한 데 이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필러 제조사를 포함한 K뷰티 기업을 집중적으로 담은 ETF가 나온다. 화장품 업계 전반이 중국 리스크로 지나치게 하락한 데다 휴젤(145020) 등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성장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다음 달 출시를 목표로 ‘HANARO K-뷰티 ETF’를 준비하고 있다. 기초지수는 ‘에프앤가이드 K뷰티지수’로 아모레퍼시픽(090430)·코스맥스(192820) 등 대표 화장품 기업에 휴젤·파마리서치(214450) 등 피부 미용 관련 바이오 기업 등 국내 뷰티 관련 기업 총 20개를 편입한다. 화장품을 테마로 한 ETF나 의료기기,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ETF는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이들을 고루 담아 국내 뷰티 관련 기업으로 묶은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내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어 성장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K뷰티에 대한 관심도 커져 관련 상품 수요가 존재한다는 게 NH아문디운용의 판단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낙폭이 과했던 점도 저가매수의 기회일 수 있다.
실제 최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팀이 ‘서울시리즈’를 위해 방한했을 당시 선수단의 아내들이 올리브영과 피부과를 단체로 방문하는 등 K뷰티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는 88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월 대비 80% 수준으로 회복했다. 특히 의료관광이 급증했는데 관광객들은 주로 필러와 보톡스·리프팅 등 단기에 회복이 이뤄지는 시술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톡스를 제조·판매하는 휴젤·대웅제약(069620)·메디톡스(086900) 등 주요 3사가 지난해 일제히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보톡스 업계의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 중 휴젤은 올 2월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가 3수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올 들어서만 21% 이상 상승했고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주사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2억 달러(17조 8100억 원)에서 2032년 313억 달러(42조 2400억 원)로 연평균 10.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은 톡신 기업 중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지만 아직 기대가 더 크다”며 “중국의 톡신 매출 회복과 효율적 판관비 통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자산운용 업계는 금리 인하 시 혜택을 볼 업종으로 바이오·헬스케어를 꼽으며 올해 신규 출시 ETF 1순위로 언급하고 있다. 실제 연초 삼성과 미래·KB자산운용이 내놓은 비만 관련 ETF에 개인뿐 아니라 기관투자가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는 27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13.3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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