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3월에만 10% 이상 상승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미국 금리 인하 전망으로 당분간 ‘금값’의 우상향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3월 한 달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 당 가격은 8만 7330원에서 9만 8470원으로 12.76%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중국 경제 불황 등 지정학적 위험 속에 각 중앙은행들의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세계금협회(WGC) 통계를 보면 전 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고는 지난 한 해에만 1037톤 늘어났다. 미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미 국채를 매도하며 금 매수를 늘려오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에만 225톤의 금을 매입하며 관련 통계 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 금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러-우 전쟁으로 위협을 느끼는 폴란드 역시 지난해 금 130톤을 매수했고, 인도는 2017년부터 꾸준히 금을 사들이며 금 보유량을 812톤까지 늘렸다.
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가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금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가격은 통상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유로화, 파운드, 엔 등 주요 선진국 통화 약세가 지속되는 점도 금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영향이나 일부 지정학적 위험 완화에 따른 단기적인 조정이 있더라도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전망은 금 가격 강세 사이클의 서막임이 틀림없다”며 ”장기 금 가격 목표치를 온스당 26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효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일부 조정을 받을 여지가 있다. 현재 사상 최고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분할매수 전략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방향성은 양호하지만 상승 속도가 점진적으로 둔화할 수도 있다”며 “금은 배당이 없는 자산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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