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희망퇴직 등 악재가 겹친 이마트(139480)가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DS)’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혀 성공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내 최소 5개 이상의 출점 대상지를 확보해 HDS로 신규 출점하겠다고 밝혔다. HDS는 매장 내 시설과 운영비를 최소화하고 광범위한 체인스토어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춘 초저가형 매장이다. 이마트는 독일의 ‘알디’나 ‘리들’ 모델이나 자사의 ‘노브랜드’ 모델을 지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에 주력하는 독일 알디와 리들은 유럽 그로서리 소매시장에서 적게는 30~5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에서는 독보적이었던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의 시장 점유율도 갉아먹는 중이다. 테스코는 점유율 30%대가 무너지며 우하향 곡선을, 알디와 리들은 10%대를 넘어서며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그로서리 HDS가 파괴력을 보일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대형마트의 절서 정연한 디스플레이나 친절한 서비스에 익숙해 있다”며 “제품을 박스째 놓고 고객들에게 사고 싶은 제품은 알아서 가져가라는 식으로 할 경우 HDS는 외면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이마트는 최근 반값 신선식품 행사에 ‘오픈런’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도 HDS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며 “노브랜드의 성공도 그로서리 HDS 진출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마트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는 2015년 출시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출범 첫해 234억 원이었던 노브랜드의 매출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1조 3800억 원까지 치솟았다. 약 60배로 수직 상승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에 가보면 식품 쪽 매장만 붐비고 가전, 의류 등의 매장은 한산하다”며 “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네트워크와 구매력을 기반으로 신선 식품 HDS를 열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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