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가속기를 포함한 대형 연구시설 사업을 전담하는 과(課) 단위 조직 신설을 추진한다. 가속기가 기초과학 연구와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부상하면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생긴데다 조만간 일부 우주 관련 조직이 우주항공청으로 이관돼 과기정통부 내 조직개편이 필요해진 데 따른 조치다.
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 부처와 직제 개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직제 개정안을 상정·의결하기 전이라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가속기 전담과가 신설될 경우 거대공공연구정책국 산하에 편제된다.
현재 거대공공연구정책국에는 거대공공연구정책과·우주기술과·원자력연구개발과·거대공공연구협력과 등 4개의 과가 있다. 이 중 우주 관련 업무를 맡은 거대공공연구정책과 일부와 우주기술과는 우주항공청으로 소속을 옮길 예정이다. 이때 생기는 공백을 새로운 부서로 메워야 국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가속기 전담과 신설이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과기정통부는 원자력연구개발과에서 가속기 등 대형 연구시설 업무를 담당하던 조직을 최근 ‘대형연구시설팀’이라는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운영 중이다.
가속기는 전자나 양성자, 원자 등의 입자를 빠르게 가속하고 서로 충돌시킨 후 나오는 높은 에너지를 이용하는 시설이다. 연구대상을 정밀 관찰하거나 신소재와 신약물질을 합성하고 암 치료와 반도체 내방사선성 시험 등에도 폭넓게 쓰인다. 1조 5000억 원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불리는 중이온가속기 ‘라온’을 비롯해 국내 최초의 대형연구시설로 불리는 포항 방사광가속기,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반도체 품질 검증에 응용되는 경주 양성자가속기 등이 운영되거나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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