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의 공습으로 글로벌 소비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화장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한국 중소 화장품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여서 앞으로도 한국 화장품의 약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다.
8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양대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올 1분기 매출이 나란히 20% 안팎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한국콜마 386억 원, 코스맥스 3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32%, 219.01%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성과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실적 경신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K뷰티의 글로벌 인기에 있다. 특히 이들의 핵심 고객사인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의 글로벌 약진이 양 사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한 예로 2023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아마존의 선크림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한 제품은 조선미녀의 ‘맑은쌀선크림’이다.이런 인기 덕에 지난해 조선미녀의 운영사 구다이글로벌은 전년 대비 약 238% 상승한 1395억 5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다이글로벌은 한국콜마의 고객사다. 또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롬앤은 코스맥스의 대표 고객사다. 다양한 색조 제품을 기반으로 현지 뷰티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롬앤의 운영사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4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K뷰티 인기의 원동력으로 한류와 수출국 다변화 전략 등을 꼽는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상품 전반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한국 중소 화장품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해외 판로를 빠른 속도로 넓히고 있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화장품 수출액은 23억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중소기업 비중은 60%가 넘는다. 또 국가별로는 중국이 6억 12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3억 7800만 달러), 일본(2억 4100만 달러) 순으로 높게 집계됐다. 다만 중국은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것과 달리 미국은 같은 기간 58.8% 증가하며 수출 상위 5개국(2023년 기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일본도 지난해 1분기보다 수출액이 21.7% 늘며 K뷰티의 인기를 입증했다.
중소 뷰티 브랜드들의 해외 매출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아마존·라쿠텐 등 해외 온라인 채널에 적극 파고드는 것은 물론 최근 들어서는 오프라인 판매처를 뚫는 데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이피알이 최근 뉴욕·홍콩 등지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해외 뷰티 박람회에 참여해 제품 알리기에 나서는 중소 화장품 업체들도 올 들어 줄을 잇고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1분기에만 ‘코스메위크 도쿄’부터 ‘코스모프로프 볼로냐’까지 아시아와 유럽에서 열린 뷰티 박람회 두 곳에서 단독 부스를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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