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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모시기는 옛말…연봉 줄었는데도 취업문 '바늘구멍'[스타트업 스트리트]

업계 한파로 구조조정 잇따라

팀장급 개발자 연봉 3% 감소

구직 경쟁률은 234대 1 육박


신입 초봉을 1000만 원씩 올릴 정도로 달아올랐던 ‘개발자 모시기’ 열기가 지난 해 한풀 꺾인 이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개발자 수요가 많은 정보기술(IT)과 스타트업 업계가 투자 위축 장기화에 채용을 줄이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상당수 기업이 투자 유치 실패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서면서 구직 시장으로 내몰리는 개발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면서 개발자 연봉도 정체 되거나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일 채용 플랫폼 ‘원티드’를 운영하는 원티드랩에 따르면 7~9년 경력을 가진 개발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분기 6536만 원에서 올 1분기 6343만 원으로 3.0% 하락했다. 10년 정도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제품·서비스 개발을 이끌 수 있는 팀장급 인력 연봉이 되레 줄어든 것이다. 물가 상승률까지 감안하면 구직자들이 느끼는 연봉 감소 폭은 더 크다.

이 통계는 원티드 플랫폼으로 구직을 해 채용까지 이어진 구직자의 실제 연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자체 채용 사이트로 신입·경력 직원을 모집하는 대기업과 일부 주요 IT 기업을 제외하면 상당수 기업이 주요 채용 플랫폼인 원티드를 통해 인력을 모집해 전체 채용 시장 동향을 볼 수 있다.



팀장급 개발자 연봉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지난 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IT·스타트업 업계 한파가 지목된다. 글로벌 고금리 등으로 스타트업 대상 투자가 급감하면서 투자 유치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다수 스타트업은 사업을 재편하거나 인력을 줄이고 있다. 동영상 강의 플랫폼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던 클래스101의 경우 지난해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서 360명이었던 직원 규모가 12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 자회사도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어 시장에 풀린 개발자가 많은 상황이다.

통계상으로도 개발자의 구직난은 확인된다. 원티드랩 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원티드에는 4517건의 채용 공고가 올라왔는데 23만 904명이 지원을 해 이 중 987명 만이 최종 합격했다. 지원자 234명당 1명 꼴로 합격한 것이다. 지난 해 3월만 해도 19만 9801명이 5266건의 공고에 지원해 1249명이 합격했다. 지원자 160명 중 1명이 합격해 채용 여건이 최근보다는 느슨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 받으며 개발자 수요가 늘었던 2022년 3월의 경우에는 지원자 86명당 1명 꼴로 최종 합격하기도 했다.

개발자 몸값이 낮아지면서 스타트업 경영자 입장에서는 인재 구하기가 수월해지고 있다. 채용 시장에 풀려 있는 개발자가 많은 만큼 구직자보다는 채용 기업의 협상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B2B(기업 대 기업)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개발하는 한 기업의 임원은 “2~3년 전만 해도 뛰어난 개발자를 채용하기가 정말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구조조정으로 경력직 개발자가 시장에 대거 나와 있어 ‘천재급’ 개발자가 아닌 이상 개발자 구하기는 현재 수월해 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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