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미국 오하이오주 유클리드 주문 처리 센터에 새로운 종이 포장재와 자동화된 포장 기계를 새로 도입했다. 아마존은 ‘재활용 가능한 종이’만으로 포장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종이 포장재와 자동화된 포장 기계 개발에 직접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일반 종이보다 더 잘 늘어나면서 내후성(weather-resistant)이 뛰어나고 열처리로 밀봉할 수 있는 종이와 또 이러한 종이에 맞는 자동 포장 기계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2015년부터 배송 패키지 당 포장 무게를 평균 41% 줄였고, 210만 톤 이상의 포장지를 절약했다. 2022년 한 해에만 종이를 사용한 포장을 확대하고 더 가볍고 유연한 포장으로 전 세계 사업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 포장을 11.6% 줄였다.
현대 사회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처럼 탈플라스틱 해법을 종이에서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1인당 세계 4위의 플라스틱 배출 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종이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213500) 역시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플라스틱의 주된 대체제는 종이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플라스틱 패키징을 대체하기 위한 친환경 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한솔제지는 아마존이 직접 포장 기계와 종이를 개발한 것처럼 ‘테라바스’와 ‘프로테고’ 등의 친환경 제품을 개발·출시했다. 여기에 2022년 식품포장용기 전문업체 성우엔비테크(현 한솔에코패키징)를 인수하며 친환경 패키징 역량과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등 탈플라스틱에 진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솔제지가 인수한 성우엔비테크는 국내 유일의 발포용 종이용기 기술을 기반으로 종이 및 친환경 소재 개발을 통해 친환경 식품 패키징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한솔에코패키징과 한솔제지가 개발한 플라스틱 대체 신제품인 친환경 종이용기(테라바스)와 친환경 종이 연포장재(프로테고)가 결합하면서 더욱 시너지를 내고 있다.
프로테고는 기존 종이 소재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특수 처리 기술과 코팅 기술을 융합해 종이 표면에 베리어 코팅막을 형성시킴으로써 산소, 수분, 냄새를 차단, 내용물의 보존성을 높일 수 있는 포장재다. 2~3겹으로 접착해 사용하는 플라스틱 필름이나 알루미늄을 합지한 포장재를 하나의 소재로 대체할 수 있어 합지 공정 단축 등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며, 종이류로 분리 배출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이다.
프로테고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녹색기술이 적용된 녹색기술제품’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녹색기술이란 에너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녹색기술제품은 녹색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품질 및 성능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에만 부여된다. 현재 프로테고는 국내 유수의 식품 및 유통, 제약, 각종 프랜차이즈 기업 등과 협업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등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테라바스도 최근 환경은 물론 건강에도 위협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플라스틱의 일종인 PE코팅이 아닌 수용성 코팅을 해 재활용성을 높인 친환경 종이 용기다. 생분해가 가능하며 친환경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방수성, 고속성형성, 내열성 등 최고의 기능성을 보유해 종이컵이나 종이 빨대는 물론 밥, 국 등 다양한 음식 포장에도 활용 가능하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테라바스와 프로테고 등 친환경 제품은 코팅공정과 이에 맞는 종이 개발 등은 물론 관련 설비까지 한솔제지의 기술력으로 개발했다”며 “한솔제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친환경 제품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테라바스와 프로테고는 한솔제지만의 코팅물질 배합기술로 종이 표면에 산소·수분·냄새를 차단하는 코팅막을 형성, 기존 종이 소재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고차단성을 갖췄다. 미 식품의약국(FDA),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 중국 식품안정성(GB) 기준을 통과하며 식품포장재로서의 안전성을 입증했고, 차별화 된 배리어 기술력으로 국내 특허 취득 및 미국, 유럽, 일본 등에도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이외에도 한솔제지는 미세 플라스틱 걱정 없는 유아용 물티슈 제품인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솔제지의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는 대부분의 일반 물티슈가 플라스틱 계열의 성분이 포함된 원단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천연 펄프와 식물에서 유래한 레이온 원단을 혼합 사용하여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제 물풀림 기준(INDA ADANA)을 통과한 플러셔블 원단(물이나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가 가능한 원단)을 적용해 높은 편의성울 갖췄으며, 포장재 또한 국가 녹색인증제 기술 및 제품 인증을 취득한 제품을 사용하는 등 내용물부터 패키지까지 환경을 고려한 제품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자원순환성이 우수한 종이소재는 탈플라스틱의 현실적인 대체제이자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당장 모든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종이는 친환경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소재로 생분해 플라스틱이나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보다 월등히 빠르고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